
Fay Ku, "For You", 27x20.5cm, Crayon graphite film on metallic paper, 2020
Curation Note
“꽃은 자기가 사오겠노라고 댈러웨이 부인은 말했다. (Mrs Dalloway said she would buy the flowers herself.)”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은 이 문장으로 시작된다. 런던의 한 여성이 파티를 위해 꽃을 사러 나가는 하루의 이야기이지만, 그 하루는 결코 선형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거리를 걷는 동안 과거의 기억이 불쑥 끼어들고, 스쳐 지나가는 타인의 감각이 자신의 것과 뒤섞이며, 하나의 의식은 여러 시간 속에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로 펼쳐진다. 울프가 포착한 것은 사건의 전개가 아니라, 바로 이러한 시간의 겹침이었다.
Salon de Alpha Contemporary 는 그러한 구조를 하나의 실내에서 다시 사유하려는 시도다. 이 공간은 전시를 위해 비워진 화이트 큐브가 아니라, 유럽의 앤틱 가구와 일상의 사물들, 그리고 오랜 생활의 흔적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곳이며, 따라서 공간은 중립화되지 않고 무엇이 여기 있었는지는 지워지지 않는다. 작품은 그 위에 놓인다.
참여 작가들은 미국과 일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동아시아계 작가들로, 이들의 작업은 하나의 문화적 위치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언어와 장소, 그리고 몸의 조건 속에서 형성된 감각은 이 공간과 만나면서, 유럽의 시간과 동아시아의 시선, 그리고 지금 여기의 삶을 분리되지 않은 채 하나의 상태로 겹쳐 놓는다.
전시는 거실, 복도, 침실을 따라 이어지며, 이 공간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동일한 성질을 갖지 않는다. 거실은 바깥과 이어진 자리이고, 복도는 이동이 잠시 멈추는 곳이며, 침실은 시선이 안쪽으로 향하는 지점이다. 따라서 관람자는 작품의 순서를 따르기보다, 서로 다른 상태의 방들을 통과하게 된다.
이 전시는 어떤 장면도 완성하려 하지 않는다. 이미 있는 것들이, 이미 지나간 것들과 함께 여기 있다. 그녀는 꽃을 직접 사오겠다고 말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Fay Ku (대만, 1971년생) 는 대만 출신으로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다. 드로잉과 회화를 중심으로 작업하며, 반투명한 필름 위에 이미지를 겹쳐 쌓아가는 방식을 통해 기억과 문화적 정체성의 층위를 탐구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의 중국·대만 문화 이미지와 서구 미술사의 도상들을 교차시키며, 익숙하지만 낯선 감각의 서사를 만들어낸다.
그녀의 작업은 고전 회화의 형식을 연상시키면서도, 그 안에 동시대적 불안과 타자성, 그리고 이주와 동화의 경험을 스며들게 한다. 서로 다른 시간과 문화가 충돌하고 겹쳐지는 화면 속에서, 인물들은 특정한 서사에 고정되지 않은 채 조용히 부유한다.
최나무(한국, 1978년생) 는 최나무는 인간과 환경 사이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긴장과 감정의 반응을 회화를 통해 탐구한다. 강렬한 색채와 겹겹이 쌓인 표면, 밀도 있게 축적된 화면은 불안, 친밀감, 거리감이 뒤섞인 감정의 상태를 드러낸다.
Salon de Alpha Contemporary 에서 그녀의 작업은 앤틱 가구와 생활의 정적, 그리고 오래 축적된 시간의 층위 안으로 강한 색채와 감각의 에너지를 끌어들인다. 작품은 공간의 분위기를 조용히 흔들면서도 동시에 그 안으로 스며들며, 생활 공간과 감정의 강도 사이에 미묘한 긴장을 만들어낸다.
■𝗘𝘅𝗵𝗶𝗯𝗶𝘁𝗶𝗼𝗻 𝗢𝘃𝗲𝗿𝘃𝗶𝗲𝘄
・Duration|May12 - June 20 2026
・Venue|Salon de Alpha Contemporary, Tokyo
・Invitation Only
・Inquiry|infoalphacontemporary@gmail.com
Curation Note

Fay Ku, "For You", 27x20.5cm, Crayon graphite film on metallic paper, 2020


